부의 시나리오 리뷰 – 돈 버는 4가지 시나리오

신한은행 IPS 본부 부부장이자 저자인 오건영은 다음에 올 시나리오를 예측해서 미리 준비할 수 있다면 1년 뒤 가질 수 있는 부의 크기가 달라진다고 말합니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경제의 주요 개념을 주요 역사와 함께 다루고, 후반부에서는 경제를 크게 4가지 시나리오로 나눈 뒤, 그에 따른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할 것 인가에 대해서 다룹니다.

이 책은 경제의 기본 개념과 원리인 금리, 환율, 채권,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등을 친숙하고 쉽게 설명해주는게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을 잘 다질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기초다지기

금리는 돈의 가치다.

한마디로 돈의 값, 돈의 가치입니다. 돈의 가치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수요는 기업이요, 공급은 중앙은행과 시중은행입니다. 자, 시중에 돈이 아주 많이 풀리면, 다시 말해서 과잉 공급 된다면? 돈의 가치가 내려가겠죠? 그러면 금리는 내려갑니다.  반대로 시중에 돈이 없으면? 돈의 가치가 올라가겠죠? 그러면 금리는 올라갑니다.

환율도 돈의 가친데?

환율은 대외적인 돈의 가치입니다. 금리와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은행, 성장성, 금리인데요.

은행

환율의 공급 요인입니다. 미국 은행에서 달러를 펑펑 찍어낸다고 합시다. 그럼 달러화의 가치는 내려가겠죠? 달러·원 환율은 내려갑니다.

금리와 성장성

환율의  수요 요인입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금리가 높다는 것은 달러의 가치가 높다는 것입니다. 가치가 높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수요가 많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금리가 올라가면 덩달아 환율이 올라갑니다.

성장성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이 강한 성장세를 보이면 누구나 미국에 투자하고 싶지 않을까요? 그런 미국에 투자하려면 달러가 필요할테고, 달러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 달러의 가치가 높아집니다. 달러의 가치가 높아지면 당연히 환율도 올라가겠죠?

채권은 해지를 못해요.

채권은 해지가 안되는 고정금리 정기예금이라고 보면 편합니다. (이 책에서는 채권의 기본개념에 대해 자세히 다루지 않습니다. 채권이 궁금하신 분들은 관련 포스팅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국채(나라빚), 회사채(회사빚)가 있습니다.

 

부의 시나리오 타임라인을 표현한 그래프, 선이 그어져 있고 그 선에 주요 경제 사건이 있었던 년도와 사건명이 적혀있다.

 

시나리오의 배경 그리기 –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제 환경

코로나19의 위력: 블랙스완과 회색코뿔소의 ‘환장적’ 콜라보

경제활동을 모두 멈추게하는 ’블랙스완‘ 코로나19,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중국을 가리키는 ’회색코뿔소‘의 ’환장적‘콜라보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박살내버립니다.

Fed의 ‘위기탈출 넘버원’

환장적 콜라보를 극복하기 위해서 Fed는 우주방어를 펼칩니다. 그리고 실제로 극복하게 되는데요. Fed가 어떻게 위기를 탈출하는지 보시죠.

기준금리 인하: 달러줄게 초단기국채다오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서 초단기채권을 사들이면서 시중은행에게 달러를 퍼줍니다. 그러면 채권 가격이 올라가면서 금리가 낮아집니다. 시중은행에 돈을 퍼줬으니 이제 시장에 돈이 풀리면서 경기가 좀 살아나겠죠?

양적완화: 달러줄게 장기국채다오

근데 은행이 이 돈을 시중에 뿌리지 않네요? 그러자 중앙은행은 장기채권도 사들입니다. 양방향에서 달러가 쏟아집니다.

질적완화: 달러줄게 회사채다오

하다못해 이제는 우량한 회사채도 사들입니다. 이제 세 방향에서 달러가 쏟아집니다.

통화스와프: 달러줄게 통화다오

Fed는 한 발자국 더 나갑니다. 코로나로 고통받는 다른 나라들의 통화를 사들이기 시작합니다.

서민경제 살리는 정부의 재정 정책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 그리고 정책 공조

중앙은행의 여러가지 경기부양책을 ‘통화 정책’이라고 부르고, 중앙 정부가 세금을 감면하거나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것을 ‘재정 정책’이라고 부릅니다. 둘 모두 정부의 정책이지만, 통화 정책은 정부가 특정 경제 주체에게 돈을 줄 수가 없는 반면에, 재정 정책은 정부가 특정 경제 주체에게 돈을 줄 수는 있지만 그 과정에서 ‘구축 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재정 정책으로 유동성을 빨아들이고, 통화 정책으로 다시 유동성을 공급하여 시장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것을 정책 공조(Policy Mix)라고 부릅니다.

구축효과
정부 지출이 증가할수록 민간 투자가 위축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시나리오의 전경 그리기  – 우리나라의 금리상황

한국의 기준금리는 낮을수록 좋을까?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채권의 가격이 올라가고, 월세의 가치가 상승합니다. 예금 이자보다 월세가 더 수익성이 좋아지기 때문이죠.

월세의 수익성이 좋아지니 월세 수요가 증가하고, 전세 공급은 감소하기 때문에 월세와 전세의 가격이 모두 상승합니다. 한편, 저금리로 인해 대출이 쉬워지니 경쟁력 없는 기업이 근근히 연명하게 되며 제품의 과잉 공급을 불러와 건전한 기업의 마진에도 영향을 줍니다. 또한, 대출이 쉬워지면 가계 대출도 늘어나게 되고, 이는 곧 가계 부채의 증가로 이어져 가계 대출 이자의 부담이 커집니다.

또, 우리 나라 같은 이머징 국가의 금리가 낮아지면 자본 유출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수익성의 측면에서 금리가 더 높은 다른 나라에 투자하는 것이 더 좋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양적 완화 vs 한국의 국고채 단순 매입

양적 완화: 수량은 맞춰 드릴게! 기준금리 필요 없어!

양적 완화는 아무 나라나 다 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닙니다. 달러라는 수요가 탄탄한 국제 통화를 쓰는 국가만 할 수 있는 통화 정책이죠. 로컬 통화로 양적 완화를 도입했다가는 유동성 증가로 인한 통화 가치 하락, 수입 물가 상승, 환차손으로 인한 기업 부채 부담 증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탈출로 이어져 결국에는 국가의 자본이 모두 유출될 수 있습니다.

국고채 단순 매입: 지금은 곤란하다, 잠시만 기다려 달라.

그래서 우리나라같이 로컬 통화를 쓰는 국가들은 국채를 단순 매입합니다. 장기 국채를 사들인다는 점에서 양적 완화와 동일하지만, 기준금리와 관계없이 수량을 정해놓고 사들이는 양적 완화와 달리, 국고채 단순 매입은 정해진 수량을 매입하다가 기준금리를 벗어날 경우 환매조건부 채권(지금 이 돈 내가 가져가는데 곧 다시 살거야! 기다려!)을 발행해서 다시 유동성을 흡수합니다. 환매조건부 채권은 7일물 단기국채를 말하는데,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관련 포스팅 바로가기 나만 모르는 7일 국채의 비밀: 채권과 기준금리

 

시나리오 채색하기 – 모두의 목표는 저물가 탈출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쉽게 말해서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올라가서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의미하고, 디플레이션은 물가가 내려가서 화폐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플레이션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닌데요. 좋은 경기에 수요가 증가해서 물가를 올리는 것은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이라고 부르며 좋은 인플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요가 견인하는 완만한 인플레이션이 세계 경제의 지향점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러나 자본이 유출되는 상황, 혹은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의 경우엔 나쁜 인플레이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좋고 나쁨이 혼재하는 인플레이션과 다르게 디플레이션은 보통 악순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피할 수 있다면 피해야 하죠.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은 상황에서 우리들의 부채는 어떻게 될까요? 인플레이션의 경우 부채는 그대로지만 화폐의 가치는 하락하기 때문에 부채의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반대로 디플레이션의 경우 화폐의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부채의 부담이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중앙은행: 인플레이션 파이터에서 디플레이션 파이터로

대(大) 인플레이션의 시대

1970년대 금본위제를 폐지하면서 세계는 혹독한 인플레이션을 겪습니다. Fed는 인플레이션을 때려잡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는데요. 그 결과 물가를 잡는데는 성공했지만 경기를 잡을 수는 없었습니다. 올라버린 금리는 1980년대까지 이어지며 심각한 경기 침체로 이어집니다. 세계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쌓인 부채로 인해 비로소 디플레이션의 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디플레이션의 시대: 디플레이션에 대항할 3가지 무기

인플레이션만 경계하던 세계는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집니다. 유동성을 풀자니 인플레이션이 겁나서 풀지는 못하겠고, 시장의 돈은 말라갑니다. Fed는 디플레이션에 3가지 방법으로 대항합니다.

  1. 포워드 가이던스: 금리 인상을 생각한다면 그 전에 미리 알려주겠다!
  2. 대칭적물가목표: 물가 목표치를 2%로 고정하고 유지하도록 하겠다!
  3. 평균적물가목표: 물가 목표치의 평균을 2%로 고정하고 유지하도록 하겠다!

돈을 풀어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이유

온라인 유통 공룡의 부상과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몰락을 의미하는 아마존 효과, OPEC+의 원유 감산공조와 산유국들의 공급량 조절로 에너지 물가 누르기, 낮은 금리의 대출로 연명하는 좀비 기업의 공급 과잉, 빈부격차의 확대로 인해 자본가들에게만 돈이 쏠려 소비 진작 실패, 자국 통화 가치 절하로 수출 점유를 높이고자 하는 환율 전쟁이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디플레이션을 극복하는 방법: 고압경제

고압 경제는 실물 경제를 뜨겁게 만들어 초과 수요를 만들어내서 적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유도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금융계는 요동칠 수 있습니다.

 

완성된 시나리오 – 다음 스텝을 선점하라

4가지의 시나리오와 1가지의 현재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습니다만, 현재의 상황을 토대로 미래의 상황에 대비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장과 물가로 구분하는 4가지 ‘부의 시나리오’

시나리오1: 고성장·고물가 → 주식 Good 채권 Bad 원자재·금 Good

고성장함에 따라 기업 투자가 늘고 이에 따라 대출 수요도 증가하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 이는 곧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기업에서 원자재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원자재에 투자하는 것도 좋습니다.

시나리오2: 저성장·고물가 → 주식 Bad 채권 Bad 원자재·금 Good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주식 시장이 부진합니다. 고물가 시대기 때문에 제품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뛰고, 제품을 최대한 쌀 때 확보하려는 경향이 커지며 대출 수요가 증가,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며 채권 가격이 하락합니다.

시나리오3: 고성장·저물가 → 주식 Good 채권 Not bad 원자재·금 Bad

성장으로 인해 금리가 오르며 채권 시장에 악재로 다가오지만 저물가 상황이 유지되던 상황이라 크게 무너져 내리지는 않습니다.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원자재나 금보다는 주식으로 향할 가능성이 큽니다.

시나리오4: 저성장·저물가 → 주식 Bad 채권 Good 원자재·금 Bad

성장이 정체되면 금리가 낮아집니다. 물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 물가 상승의 수혜를 받는 원자재나 금은 부진한 모습을 보입니다.

시나리오5: 코로나 19상황의 저성장·저물가 → 성장주 Good 채권 Good 금 Good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양적완화로 유동성이 풍부하나 이는 언택트 기업 위주의 성장주로 쏠려 과열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풍부해진 유동성은 종이 화폐의 가치를 하락시키며 실물 화폐인 금의 가치가 부각되게 됩니다.

오건영의 포스트 코로나19 시나리오

각국의 공조가 필요하다

고압 경제로 미국의 수요가 살아나며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그건 미국만의 문제입니다. 세계 경제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Non-US 국가들의 경기도 회복돼야 하는데요. 오건영은 미국이 금리 인상을 적절히 늦춰주며 다른 나라들이 금리를 쫓아올 수 있게 시간을 벌어주고, 중국이 위안화 가치 절상을 받아들이며 내수 확대를 해준다면 ‘아름다운 강세장’이 올 수 있을거라 전망합니다.

미래 시나리오를 예측하며 나만의 포트폴리오 만들기

앞서 성장과 물가라는 2가지 요소로 시나리오를 그려봤는데요. 과거와 현재를 참고하고,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며 이에 따라 주식, 채권, 원자재, 금, 달러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주기적으로 리밸런싱하며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오건영의 ‘부의 시나리오’의 리뷰였습니다. 어려운 경제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기 쉽게 구어체로 풀어서 설명해주기 때문에 읽으면서 전혀 부담이 없엇습니다. 읽으며 느꼈습니다. ‘책 속에서 등장하는 일련의 사건들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재구성해보면 어떨까?’ 그런데 저자는 최근작 ‘위기의 역사’에서 이미 그렇게 하셨더라구요. ‘부의 시나리오’에서는 의미별로 모아서 다루고, ‘위기의 역사’는 시간대별 모아서 다루기 때문에 각각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이 책으로 개념을 다지고, 다음 책으로 시간대를 트래킹하는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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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 오건영의 추천도서 목록

  • 에너지 빅뱅: 에너지 산업 공부 입문서
  • 돈의 정석: 금융 시장의 역사와 통화정책
  • 인플레이션 이야기: 현대 금융 시장의 역사를 인플레이션의 관점에서 설명한 책
  • 비트코인은 강했다: 화폐라는 관점의 비트코인
  • 127가지 질문으로 알아보는 중국경제: 중국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 난이도 다소 높음
  • 월가의 승자들: 비교적 최근 월스트리트의 승자들에 관한 이야기
  • 달러의 부활: 195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의 미국 금융시장의 역사, 난이도 다소 높음
  • 부의 골든타임: 금융위기 이후의 금융시장 흐름
  • 절대수익 투자법칙: 레이 달리오의 올웨더 포트폴리오 투자 방식
  • 숫자 없는 경제학: 그래프 없는 금융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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